
안녕하십니까, 토마스 박입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12월 올해 마지막 FOMC 회의를 앞두고 있습니다. 여러 경제 지표가 교차하는 시점에서 시장은 “또 한 번의 금리 인하가 단행될 것인가, 아니면 잠시 속도 조절에 들어갈 것인가”를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9~10월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가 인하된 이후, 12월 회의에서 연준이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2026년 미국·글로벌 경제의 방향성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히 2026년 5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임기 만료가 다가오고 있어, “파월 이후의 통화 정책 체제”가 어떻게 재편될지에 대한 관심 역시 대단히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① 12월 금리 결정 전망, ② 연준 내부의 견해 차이, ③ 파월 의장 임기 만료 이후 예상되는 통화 정책 변화를 중심으로 향후 미주 한인 투자자와 비즈니스 종사자 여러분께서 어떤 전략적 판단을 준비하셔야 하는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1. 12월 금리 인하, “기대”와 “현실”이 교차하는 지점
10월 회의 직후까지만 해도 월가에서는 12월 회의에서 연속적인 금리 인하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습니다. 고금리에 위축된 부동산·소비·중소 비즈니스 환경을 완화하기 위해 연내 한 차례 추가 인하가 유효하다는 시각이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견조하게 나타나면서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습니다. 실업률이 다소 상승했음에도 고용 증가 폭은 예상치를 크게 웃돌아, “미국 경제가 생각보다 강하다”는 평가가 제기되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따라 글로벌 투자기관들 사이에서도 12월 인하 전망이 뚜렷하게 엇갈리고 있습니다. 일부 기관은 “연준이 이미 두 차례 선제적으로 인하했으므로 12월에는 동결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다른 기관은 “실업률 상승을 고려하면 연준이 완화 기조를 더 강화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12월 회의는 ‘확정된 결론’이 아니라 ‘열린 결정’입니다. 여기서 더 중요한 것은 금리 인하 여부 자체보다, “연준이 향후 금리 경로를 어떻게 제시하느냐”입니다.
- 12월 동결 + 2026년 상반기 추가 인하 시사 → “점진적 완화” 시나리오
- 12월 인하 + 이후 속도 조절 → “선(先) 인하 후(後) 신중 대응” 시나리오
같은 결정이라도 점도표와 기자회견 메시지에 따라 시장의 해석은 완전히 달라질 것입니다.
2. 인플레이션 3%대… 연착륙인가, 새로운 국면의 신호인가
현재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3% 안팎입니다. 팬데믹 시기 7~9%대에 비하면 뚜렷한 진정세이나, 연준의 목표치인 2%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입니다.
연준은 역사적으로 “물가가 2%대에 안착하고, 향후 전망까지 안정적일 것”이라는 확신이 있어야만 본격적인 완화 사이클에 들어왔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의 3%대는 매우 미묘한 수준입니다.
- 물가는 분명 낮아졌지만 ‘안심 구간’이라고 보기는 어려움
- 임금·서비스 물가 상승이 끈질겨 재상승 위험이 남아 있음
특히 현재 인플레이션은 한 번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전통적 사이클이 아니라, 공급망 재편, 탈세계화, 고관세, 구조적 임금 상승이라는 장기 요인이 얽혀 있어 과거보다 더 제어하기 어렵습니다.
이에 연준 내부에서는 “2% 복귀를 고수해야 한다”는 주장과 “현실적인 목표를 3% 부근으로 재설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충돌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12월 회의는 단순히 금리 결정뿐 아니라, “연준이 물가 3%대를 어떤 관점에서 해석하는지”를 확인할 중요한 자리입니다.
- 파월 의장이 3%대를 ‘인내할 수 있는 범위’로 간주 → 장기 완화 전망 강화
- 2% 목표를 거듭 강조 → 장기적으로 긴축 리스크 재부상
3. 파월 의장 임기 만료가 가져올 “정책 레짐 전환” 가능성
제롬 파월 의장의 임기는 2026년 5월 종료 예정입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파월 의장을 즉시 교체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공개적으로 비판을 이어가며 정치적 압박을 가하고 있습니다.
이는 2026년 이후 연준의 정책 방향이 지금과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3-1. 친(親)성장·친시장 성향의 새로운 의장
- 단기적으로는 금리 인하 속도가 빨라질 수 있음
- 경기 부양 정책이 강화될 가능성
- 그러나 연준 독립성 훼손 → 달러 신뢰도 약화라는 역효과 우려
3-2. “사실상 인플레 목표 상향” 시나리오
- 공식 목표는 2% 유지하되 실제로는 3~4% 물가도 허용하는 형태의 암묵적 목표 재조정 가능
- 정부 부채 부담을 고려하면 완만한 인플레이션을 선호할 유인 존재
- 주식·부동산 등 자산시장에는 유리하나, 장기채·저축 중심 가계에는 불리
3-3. 정치 개입 강화 → 단기 랠리 후 급격한 조정
- 정치 일정에 따라 금리 결정이 흔들릴 경우 시장 변동성 급증
- 단기 랠리 가능성은 있으나 되돌림도 강하게 나타날 위험
종합적으로 보면 파월 시대 이후 연준은 “평균 성장률의 변화”보다 “변동성의 확대”가 핵심 특징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4. 연준 내부의 분열, 그리고 2026년까지의 미국 경제 큰 그림
최근 FOMC 의사록을 보면 연준 내부는 이미 “추가 인하”를 주장하는 비둘기파와 “속도 조절”을 요구하는 매파로 명확히 나뉘어 있는 모습입니다.
여기에 연방정부 셧다운 여파로 주요 경제 통계가 제때 발표되지 않으면서, 정책 결정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2026년 초까지의 미국 경제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성장은 둔화하나 즉각적인 침체는 아님
- 물가는 3% 안팎에서 줄다리기 지속
- 금리는 점진적 인하 + 높은 변동성
금리가 낮아져도 장기금리는 재정·정치 리스크로 인해 오히려 더 출렁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5. 미주 한인 투자자·비즈니스가 준비하셔야 할 세 가지 전략
5-1. “금리 인하 = 무조건 상승장”이라는 공식에서 벗어나셔야 합니다
- 금리 인하는 경기 악화 신호일 수도 있음
- 부채 비중이 높은 업종과 기업은 선별적으로 접근 필요
5-2. 파월 이후 2~3년은 “달러 자산의 변동성 시대”가 될 수 있습니다
- 정치적 발언·인사 이벤트에 따라 달러 가치 급등락 가능
- 단기채·MMF·현금·금·우량주 등으로 구성된 “안전자산 패키지”를 미리 설계하시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5-3. 중기적 관점(3~5년)의 포트폴리오가 필요합니다
- 신임 의장이 친성장 성향일 경우 인프라·에너지·AI가 수혜
- 연준 정치화 우려가 부상하면 장기채·성장주 밸류에이션 재조정 가능
지금은 “모든 자산이 함께 오르는 랠리의 후반부”와 “정책 체제 전환의 초입”이 겹치는 시점입니다. 단기적 뉴스보다 12월 FOMC → 2026년 파월 임기 종료 → 신임 의장 취임으로 이어지는 2년짜리 흐름을 보시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마무리 말씀
이번 12월 FOMC는 단순한 월간 이벤트가 아니라, 파월 체제 후반부의 정책 방향을 정리하고 이후 새로운 통화 정책 시대의 서막을 여는 매우 중요한 회의가 될 것입니다.
“싸게 빌리고, 쉽게 투자하던 시대”는 이미 끝났습니다. 앞으로는 “금리가 왜, 언제, 누구의 의지로 움직이는가”를 읽어내는 힘이 투자자 여러분의 가장 중요한 경쟁력이 될 것입니다.
독자 여러분께서 이번 연말, 복잡한 경제 흐름 속에서도 흐름을 꿰뚫는 안목을 더욱 키우시는 계기가 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다음 칼럼에서 더욱 깊이 있는 분석으로 찾아뵙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