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 걷기 여행자를 위한 숙박정보 공유 플랫폼 ‘홀씨’가 정식 오픈했다.
4500km에 이르는 코리아둘레길이 지난 23일 완성되면서 걷기 여행(트레킹)이 우리나라 관광의 핵심 매력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걷기 여행을 위한 하드웨어가 갖춰짐에 따라 걷기 여행의 안전성과 편리성을 높여주는 소프트웨어도 속속 선보이고 있다.
‘홀씨’는 걷기 코스의 길안내(내비게이션) 숙박정보(스테이)를 결합한 플랫폼이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걷기 여행 코스를 안내하며, 걷기코스의 300미터 인근에 위치한 숙소도 위치기반 서비스와 연계해 제공한다. 현재 제주올레길을 비롯해 코리아둘레길, 지리산둘레길 및 동서트레일 일부 개통구간을 서비스하고 있으며, 4000여 개 숙소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 장거리 걷기 여행자를 위한 정보공유 플랫폼을 기반으로 코리아둘레길 완성 시점에 맞춰 이번에 앱을 론칭하고 본격적인 서비스에 돌입했다.
장거리 걷기 여행자들에게 걷기 코스 내비게이션은 안전성, 걷기 코스에 인접한 숙박정보는 편의성과 직결된다. 특히 우리나라는 걷기 코스에 인접한 숙박 시설이 부족해 장거리 걷기 여행자들은 숙박하기 위해 걷기코스를 벗어나 인근 관광지나 소도시로 이동해 숙박하고 이튿날 다시 돌아오는 번거로움을 겪고 있다.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의 경우 연간 50만 명이 찾는 성공적인 순례길로 자리매김한 경쟁력 중 하나가 ‘알베르게’라는 숙박 시설이라는 점과 비교된다. 알베르게는 순례 코스의 길섶에 자리 잡은 저렴한 숙박 시설로, 평균 15km마다 마을 형태로 존재하고 있다.
‘홀씨’는 산티아고 순례길을 벤치마킹해 걷기 여행자를 위한 길섶의 숙소를 확충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앞서 서해랑길의 마지막 코스인 104코스와 DMZ 평화의 길 1코스가 만나는 강화도에 지난 8월 플래그십 숙박시설 ‘홀씨스테이션’을 오픈했다. 내년까지 숙박 인증을 지속 확충해 걷기 코스마다 1개 이상의 인증업소를 발굴하고 300여 개의 인증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걷기 여행에 필요한 숙박뿐 아니라 식당, 화장실, 쉼터 등 걷기 여행자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는 장거리 걷기 여행자 플랫폼으로 성장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걷기 코스에 숙박 인프라를 확충하는 ‘홀씨’ 사업은 지방의 인구소멸 위기에 맞서 생활인구를 늘리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분석된다. ‘홀씨’ 서비스는 이 같은 공익성 및 성장성을 평가받아 작년과 올해 2년 연속 한국관광공사가 주관하는 관광벤처사업 지원대상으로 선정됐다.
‘홀씨’ 서비스를 개발한 닷옴의 박영수 대표는 지난해 3월 다니던 IT 회사를 퇴사하고 회사를 창업했다. 박 대표는 “우리나라는 걷기 코스 상에 위치한 숙소를 검색하기가 대단히 어렵고, 이 때문에 걷기 여행의 비용이 불필요하게 크다는 것을 실감했다”며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다 창업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박 대표는 “우리나라의 IT 인프라와 걷기 여행 열기를 기반으로 ‘홀씨’를 걷기 여행자들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는 대표 플랫폼으로 성장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